저는 미용에 관심이 없는 편인데요, 남들은 미용이지만 저는 힘들어서 하는 미용행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턱 보톡스 입니다.
요즘은 어금이를 습관적으로 깨물어 턱관절이 안좋을 때 치과에서도 많이 권유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어려서부터 힘든일은 삼키는 버릇이 있어서 턱 근육이 매우 발달했었습니다.
더불어 잇몸도, 치아도 튼튼한 편이라 어금니가 파일정도로요.
그래서인지 주기적으로 맞지 않으면 두통까지 너무 힘든 시기가 있습니다.
튼튼한듯 튼튼하지 않은 저의 몸뚱아리.
어제 근처 서점에 갔다가 어금니 깨물기라는 김소연 시인의 책을 사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시인들이 펴내는 산문집이 너무 좋습니다.
시인들의 산문은 다른 글쓰시는 분들의 산문과는 느낌이 매우 달라요.
좀 더 깊숙하고, 내면의 마음을 꺼내보는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시인은 좀 더 특별하죠.
예술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느낌이거든요.
읽다보니 저는 김소연시인의 시집을 한 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저는 시집을 많이 보관하는 편은 아니긴 하더라구요.
예전에 독립출판서점을 살짝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던 시집들은 거의 전부 내놓긴 했을꺼예요.
의뢰도 독립출판서점에서는 시집이 잘 판매되었었습니다.
시집과 커피는 향기로운가봐요.
김소연시인님의 책 속에 어금니 깨물기는 두 번 정도 언급되는데,
작가 서문의 어금이 깨물기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라는 말이 아마 흔히들 생각하는 그 어금니 깨물기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엄마와, 아빠와, 친구와, 가족, 여행, 글쓰기, 등 다양한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예측 불가한 일들이 발생하고
그 예측불가능함이 인생이 되어갈 때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금니를 깨물게 되겠지요.
저는 지금 어금니 깨물기는 잠자는 순간만 하고 있습니다. (습관의 영역이라고 하더군요..)
가끔 이렇게 앉아 책을 읽거나, 집중하고 싶을 때 가슴이 답답해 지는 현상이 있긴 하지만
특정한 직업을 가지지 않는 첫번째 시간이어서인지 일과시간에는 더이상 어금니를 깨물지 않게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지인한테 말했듯, 너무 늦지는 않게 나의 에너지를 소비할 직장을 찾게 되고 또다시 어금니를 깨물게 되겠지만,
다시 올 그날을 위해 이 책을 고이 모셔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의 얽힌 감정에서 헤어나올 때, 친구들이 보고싶어질 때, 나의 삶을 미래에 다시 던질 때 이 책이 그리워질것 같거든요.
제법 비가 내리더니, 지금은 소강상태인가 봅니다.
그럼 이제 산책을 나가볼까요.
아 그런데 띠지에 우표가 붙어있던데, 이거 재활용이 되는걸까요?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데..
누군가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비밀글로 주소를 남겨주세요. 편지를 써보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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