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솔직한 불꽃놀이

Rusa Kim 2022. 10. 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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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솔직한 것이 너무 두렵습니다.

사실 이렇게 블로그에 끼적거리는것도 관심받고 싶은 것의 일종일까요?

아니면 세상에 떠들고 싶어서 일까요. 

사실 어느쪽인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저는 세상에 대고 솔직하게 말하는것이 두렵다는 것입니다.

한... 십년도 더 전부터, 아니 어쩌면 아주 어렸을 적부터 저는 제가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쓰면서 살 줄 알았습니다.

물론, 메일을 쓰거나 하면서 글을 썼지만 제가 말하는 글이 그런 글이 아님을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아시겠지요.

그래서 습작을 하기도 했고, 

이번에 완전한 퇴사를 기획하면서 가장 처음 준비한 물건은 노트북이었습니다.

한동안 개인 노트북을 갖지 않고 살았는데, 어디서도 보급받지 못하니까 이제 제 개인 컴퓨터를 장만해야 했지요.

아이패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민끝에 가성비 좋은 컴퓨터를 구매하고, 갖고싶었던 키보드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한 몇일은 바로 글을 썼던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글을 가지고 어디선가 평가가 들리고, 논의가 시작되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요.

물론 그 글이 지극히 개인의 경험에만 빗대어 전해지는 에세이와 같다면, 혹은 완전한 소설을 쓸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요.

문장 하나하나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제 스스로의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넘쳐 흐르는 글들 가운데 제가 쓰는 글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것도요.

맞아요, 완성하지도 않고, 도전하지도 않고 함부로 판단하면 안되죠.

그런데 저는 생각보다 자기확신이 별로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글을 쓰면서 점점 두려워 지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또 글 한편 완성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될까요?

 

 

사진으로 보나, 현장에서 보나 그렇게 크게 볼만한 장면은 아닙니다.

동해에 살다보니 7번국도 위주로 다니면 이런 불꽃놀이 현장쯤은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요,

이번 한 주 여의도불꽃놀이로 온라인이 뜨거웠습니다.

모두 개인 SNS계정에 올리기도 하고, 아마 저도 현장에서 직접 봤다면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올렸을지도 모르죠.

 

아마 사진속의 불꽃놀이는 1-2만원쯤 주고 사셨을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는 저 불꽃을 제외하고는 다른 불꽃은 매우 작고, 소리도 귀여웠어요. 뾰~~오~~~옹 픽. 하는 얄팍한 소리였죠.

그런데, 저는, 

세상을 향해 저렇게 쏘아지는 불꽃같은 인생을, 저는 살고 있을까요?

한 순간이라도 빛을 뿜어낼 수 있을까요?

크고 성대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줄 수 있을까요?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밤입니다.

나 스스로를 위해 빛내며 살고 싶기도 한 밤이죠. 

자기 확신을 갖고 싶네요.

글을 쓸 수 있는 당위성을 갖고 싶어요.

누군가가 내 글을 궁금해 하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시 계속 쓰고싶어 질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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