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루공마카르 총서의 시작. 돈

Rusa Kim 2023. 4. 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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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적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던 탓인지

삶이 흐르면서 변화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스무살 무렵에는 소설도 좋아하고, 시도 좋아하고, 카페를 운영할 때에는 독립출판물들도 빠삭하게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책들은 오히려 고전소설이니나, 경제경영서가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10대 때에는 책을 즐겨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던것 같기도 하고요..

스무살부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저는 혼자 사는 법을 책으로 배운것 같아요.

소설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사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을 습득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부터는 인문학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회사생활을 해야하는지 배웠다고 해야할까요?

지금은 노후생각을 하니까 경제책을 읽는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제가 요즘은 루공마카르 총서를 시작했다는 말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팟캐스트인 책읽아웃에서 황정은작가님이 지나가듯 한 이야기였는데,

에밀졸러 책을 내가 뭘 읽어봤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랬더니 떠오르는 책이 하나도 없고..

루공 마카르 총서가 먼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검색하다가 알게되었죠.

에밀 졸라가 루공 집안과 마카르 집안의 후손들을 중심으로 프랑스 사회를 묘사한 20권짜리 책 이라는 것을..

 

그런데 제가 10대에 고전책을 읽은게 몇 권 안되서인지

30대가 되서야 고전소설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고전을 읽어야 세계사를 더 알게된다고 해야하나? 그 시대의 배경과 생황을 모르면 경제 책을 읽어도 매칭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재미있어 보이는 고전이 있으면 욕심을 내게 된다는 말이었습다.

그리고 그 중에서 지금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50대의 실패했던 사카르라는 인물의 재기를 위한 도약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투기, 버블 그리고 그 시대의 프랑스인들의 문화들도 엿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서도 살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살롱, 커피하우스 등에 대한 이야기는 판타레이라는 책을 읽으면 조금 더 재밌게 상황을 그려볼 수 있어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도 '돈'은 양날의 검과 같죠.

하지만 역사가 되풀이 되듯, 지금 이 시대만 그런것은 아니라는것. 이제 우리는 모두 알고 있을 텐데요.

사실 저는 어려서부터 돈을 매우 무서워했어요.

가난을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는 두려움이 있죠.

지금은 그 시절에서 많이 벗어나 있지만,

흔히 10대, 20대로 되돌아 가고 싶다~ 하는 말들을 하기도 하지만

가난했던 사람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죠. 비참하고 처절한 순간이 훨씬 많았을 테니까요.

 

그리고 제가 가장 현실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2017년, 2020년의 투기성향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다가 옆자리 직원이랑 비트코인을 샀는데,

10시에 산 만원이 점심먹을때는 10만원이 되어있었고, 다시 오후에는 만원이 되던..

2020년에는 서로 마주하던 직원 저 포함 5명중 4명이 집을 샀다는걸 다 같이 서서 이야기 하게 되었을때라던지..

아주 작은 제 개인적인 일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무척 흥미롭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사카르와 대변하는 인물로 보여지는 카롤린 부인에 대한 생각들이

제가 느끼는 바와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돈이 돈을 벌지만, 너무 많은 돈은 두렵고 무섭고.

삶을 사랑하고 살아가야 하는데, 끊임없이 쾌락을 쫓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지게 되는 쓸쓸함과 연민들..

 

돈이 있어야만 사회문명이 발달하는 것도 있지만

정말 우리의 가슴을 삶의 집요한 희망으로 부풀어 오르게 하는 선량하고 정의롭고 결정적인 무엇인가가 무엇일까?

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 말입니다.

 

이렇듯 돈에 대해서 끊임없이 에밀졸라가 써내려 가는 이야기 속에서

생각하고 고찰할 수 밖에 없는 이것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더라고요..

같이 이야기 하고 토론할 사람이 있으면 더 재밌겠지만... 하하하...

 

아무튼, 그래서 이 루공마카르 총서의 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시작할 책은 제르미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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