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에 종종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먼가 답답해서였고, 하루하루 일과를 마치고 결과를 얻는 행위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행위가 하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은 2-3주면 만족감은 끝이 납니다.
지금은 그저 어떤 약속의 행위이고, 또 세상 사람들을 잘 마주하지 않는 저의 소통 행위의 하나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젊은 사람들이 내려와 자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반해 그 노동을 함께 소화해 줄 젊은 사람들이 부족한 편입니다.
더욱이, 소위 말하는 멀쩡한 직장이 아니라 서비스 업이다 보니 하루 일당 12만원 13만원이라도 사람 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이 곳에서 간간히 일하는 것이 주인장 내외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곧 퇴사를 앞두고 용돈벌이 정도는 할 수 있을것 같긴 합니다.
그러나, 또 온전히 쉬지 않고 이렇게라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맞나?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퇴사를 하면 파이어족이 되는걸까요?
은퇴를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동거인은 지금도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을 그만둘 마음이 없거든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파이어족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적어도 제 주변 사람들에게서는...)
그리고 사실 저는 은퇴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일을 좀 더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찾고 싶거든요.
저는 남들보다 깨닫는 바가 좀 느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들이 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아 헤맸죠.
잘하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것으로 제가 저 스스로를 인정해줄 만큼 역량을 키우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사회 구성인으로 인정받는 삶이 좋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다현 저자님이 은퇴를 하기까지 마음먹어 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사회인이 아닌 본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은퇴를 꿈꾸는 남편을 따라 함께 은퇴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게 또 서서히 의식이 변해가는 모습들이나,
세계여행을 좋아해서 은퇴 후 바로 떠나는 모습을 생각했지만, 은퇴 후의 삶에서 조금씩 천천히 진행해도 된다는 깨달음,
그리고 휴직으로 예행연습을 하는 등
조금은 흔들리고 불안했던 마음들을 함께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요즘 파이어족이 많기도 하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를 비롯하여 아직은 더 많이 벌고, 더 아끼며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또 그 사람들은 파이어족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그들 속에서 더 벌고, 더 악착같이 본인의 것을 얻는 그런 것들이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바보 소리 들으며 삽니다만...)
인생을 즐기는 것은 무엇일까요.
의미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것일까요.
지금 이대로의 나라도 괜찮은 걸까요?
매일 이렇게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끝이 꼭 은퇴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이 선택한 결과지 중 하나에 은퇴라는 것이 있으며,
그 선택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모두가 다 돈을 벌어야 한다, 어릴 때 고생해야 한다. 집을 사야 한다 등의 선택은 재미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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